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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집으로, 할머니가 보고 싶어지는 영화

by 냥자두 2022. 1. 3.

1. 상우와 할머니

 

 홀로 7살 '상우'를 돌보는 엄마는 돈을 벌기 위해 상우를 시골에 계신 외할머니 댁에 맡깁니다. 말을 못 하는 할머니를 상우는 못마땅하게 바라봅니다. 서울에서 살다가 시골로 내려온 상우는 잘 나오지 않는 TV와 늦은 밤 요강에 대변을 보는 일이 익숙하지 않습니다. 

 

시골에 온 것에 불만이 많은 상우는 동네 형이 찾아와도 아는 척도 안 합니다. 할머니는 유일한 외손자를 잘 보듬어주고 싶지만 벙어리인 할머니를 상우는 무시합니다. 갖고 왔던 장난감과 게임기로 혼자 놀아도 재미가 없는 상우는 투덜거리기 일쑤입니다.

 

눈이 침침한 할머니는 게임기를 갖고 노는 상우에게 바늘에 실을 끼워달라고 조용하게 내밉니다. 그것을 보고 짜증은 내지만 결국 바늘에 실을 넣어주는 상우입니다. 

 

상우가 가지고 놀던 게임기의 배터리를 갈아야 하는 상황이 옵니다. 배터리를 살 돈이 없어 잠든 할머니의 머리에 꽂혀있는 비녀를 몰래 훔쳐 마을로 갑니다. 마을 사람들에게 물어 가게에 도착했지만 시골이라 상우가 찾는 배터리가 있지 않습니다. 설상가상 집 가는 길도 잃어 마을 할아버지 자전거를 얻어타서 돌아옵니다.

상우는 할머니와 어색하게 마주합니다.

 

반찬투정을 하며 밥을 안 먹는 상우에게 할머니는 먹고 싶은 것이 있는지 물어봅니다. 상우는 가방에서 전단지를 꺼내 치킨이 먹고 싶다고 말합니다. 할머니는 손짓으로 닭을 표현했고 상우는 닭이 맞다고 대답합니다.

나갈 채비를 하는 할머니에게 상우는 시골에 온 후 처음으로 밝게 웃으며 잘 다녀오라고 배웅합니다.

하지만 할머니가 말린 나물들과 바꿔온 것은 치킨이 아니라 닭이었고 치킨이라는 것을 모르는 할머니는 그 닭을 삶아서 상우에게 먹으라고 줍니다.

치킨을 원했던 상우는 참아왔던 서러움이 몰려온 것인지 울음을 터트립니다. 

 

다음 날 아침 평소라면 새벽부터 일어나계실 할머니가 계속 누워만 계십니다. 어제 상우를 위해 닭을 사오다가 비를 맞아 몸살에 걸리신듯 합니다. 항상 툴툴거렸지만 아픈 할머니를 위해 상우는 이불을 덮어주고 할머니께 밥도 손수 차려드립니다.

 

작아져 버려 구겨신는 신발을 보고 할머니는 상우와 함께 마을 장터로 향합니다. 할머니는 직접 키운 호박과 나물들을 팔아 상우의 새 운동화를 사주고 짜장면 한 그릇을 시켜 상우가 맛있게 먹는 모습을 바라봅니다. 하지만 상우는 곧 할머니 앞에는 짜장면이 있지 않고 자신만 먹고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불편해집니다.

 

장터에 있고 싶지 않아 먼저 버스를 타고 돌아온 상우는 아직 돌아오지 않은 할머니를 기다립니다.

시골 할머니라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자신을 챙겨주고 항상 집에 같이 있던 할머니가 오지 않으니 걱정이 되는 듯해 보였습니다. 

오랜 시간 기다림 끝에 할머니가 버스에서 내리셨고 상우는 할머니를 보고 싶었던 마음을 괜히 툴툴거리며 표현합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먹으려고 아껴놨던 초코파이 한 개를 할머니의 가방 안에 몰래 넣습니다.

 

배터리를 갈아끼우지 못한 게임기를 할머니께서 자꾸 쥐여줍니다. 배터리가 없어 하지 못하는 게임기를 상우는 밀어내고 할머니는 그 게임기를 포장지로 싸서 줍니다.

다음 날 수레를 타고 내리막길을 내려가다 상우는 넘어져 다쳤고 다친 다리를 끌며 집에 오는 길에 포장지로 싸여진 게임기를 풀어봅니다. 그 안에는 게임기와 배터리를 살 돈 2000원이 들어있었습니다. 항상 자신만을 생각하는 할머니의 사랑을 느낀 상우는 눈물을 쏟아내며 집으로 향합니다.

 

엄마가 데리러 온다는 편지를 받은 상우는 혼자 계실 할머니를 위해 바늘 여러 개에 실을 끼워놨습니다.

헤어지는 날 상우는 버스에 오르기 전 할머니에게 자신이 아끼던 엽서를 주고 떠납니다.

할머니와의 헤어짐이 아쉽고 슬픈 상우는 떠나는 버스 맨 뒷자리에서 끝까지 손을 흔듭니다.

 

상우가 할머니에게 준 엽서 뒷면에는 '아프다, 보고싶다'를 표현한 그림들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상우가 말을 못 하는 할머니를 위해 직접 그린 엽서들이었습니다. 그 엽서를 보면 바로 할머니에게 오겠다는 상우만의 표현이었습니다.

 

그렇게 할머니와 상우는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립니다.

 

 

2. 유승호를 알리게 된 영화

 

 '상우'역할을 맡은 유승호 배우는 이 영화를 통해 얼굴을 많이 알렸습니다. 당시 아역배우였던 유승호는 할머니가 머리를 짧게 잘라버린 장면에서 정말로 성질을 부렸다고 합니다. 그 정도로 어렸던 배우가 지금은 벌써 21년차 배우가 되었습니다. 

 

실제 시골에 살고 계시는 할머니를 캐스팅했었고 집 역시 실제로 할머니가 살던 곳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늘 승호는 착한 아이라고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이 영화의 마지막에 '모든 외할머니께 이 영화를 바칩니다'라는 자막이 뜹니다.

엄마의 사랑도 대단하지만 할머니의 사랑 역시 가득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던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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